최고기온 5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 치러진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(하지) 사망자가 1,300명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.
24일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에 따르면 파하드 알잘라젤 보건부 장관은 이날 하지 기간 온열질환으로 숨진 이가 총 1,3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.
이는 작년 사망자 200여 명의 약 6배가 넘는 수치다. 알잘라젤 장관은 많은 사망자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탓에 신원 확인과 시신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.
알잘라젤 장관은 숨진 이들의 약 83%가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"이들은 땡볕 아래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없이 먼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다"고 언급했다.
이어 "사망자 중 다수는 노인 또는 만성 질환자였다"며 사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. 알잘라젤 장관은 순례객 중 열사병 등 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 총 46만 5,000건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이 가운데 14만 1,000건은 순례 미허가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.
매년 이슬람력 12월 7∼12일 치러지는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, 가장 성스러운 종교의식으로 꼽힌다.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일생 반드시 한 번은 이슬람 발상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찾아야 한다.